178차 중미여행을 다녀와서
돌아온 지 아직 1주일도 안되었건만 벌써 그리워지는건 왜일까요?
처음엔 41일 여행을 과연 무사히 해낼 수 있을까?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무리없이 일정을 소화해낼 수 있을까? 물론 일정을 같이 하는 경우도, 또는 개별로 하는 진행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어쩄든 같이 움직이는 일정이 많으므로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일단은 떠나보기로 했다.
파나마- 파나마 운하는 눈으로 보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단계적으로 물높이를 맞추어 배를 진행시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눈으로 직접 보니 신기해 더운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파나마시티 구시가지 옥상카페에 가서 칵테일 마시며 석양을 바라보는 것으로 여행이 시작되었다. 보케테에 가서 게이샤커피농장투어를 하고 시음해보는 것도 좋았다. 말로만 듣던 귀한 몸 비싼 커피 게이샤 시음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코스타리카 - 마누엘 안토니오 해변의 붉은 노을도 아름답고 국립공원투어에서 꼬리길이가 60cm에 달하는 과테말라의 국조라는 케찰을 만난건 행운이었다. 나무늘보의 자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든다. 어찌나 편안하고 행복해보이던지. 코스타리카는 자연보존이 잘되어 있어 아름다웠다. 차를 타고 지나가는 동안 쓰레기 떨어져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 래프팅 하는 동안 강 중간 바위위에 떨어져있는 비닐을 줍는 안전요원을 보고 감동하였다. 이래서 코스타리카의 자연이 아름답게 보존되는구나! 이 나라에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나라였는데, 게다가 라틴아메리카에서 제일 길다는 짚라인을 타보는 체험은 아찔하면서도 짜릿했다. 넓디넓은 숲속을 나는 체험은 마치 내가 새라도 된 것처럼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멕시코- 멕시코시티로 넘어서자 또다른 풍경이 나타났다. 어찌나 볼 것이 많은지 멕시코시티에서만 한 달을 있어도 모자랄 판이었다. 테오티우아칸의 거대함. 인류학박물관의 방대한 유적물. 과달루페 성당의 아름다움. 디에고 리베라의 장대하고 아름다운 벽화, 프리다칼로의 당당함과 드라마틱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칼로 생가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볼거리가 많았다. 숙소 또한 소칼로 광장에 맞닿아 있어서 이동하기 위한 동선도 좋았고 특히 6층 옥상카페에서 보는 뷰는 최고였다. 오지투어의 숙소정하는 센스는 최강이었다.
가장 멕시코답다는 와하카도 좋았지만 야간버스를 타고 달려와 도착한 산크리스토발에서의 아침은 잊을 수가 없다. 체크인을 안했는데도 조식제공이 이루어졌고 (물론 나쵸팀장님의 말한마디 신공으로) 우리의 방문을 축하라도 해주듯이 숙소앞으로 부활절 축제행렬이 지나가는데 입이 떡 벌어졌다. 흥분이 되었다. 축제에 같이 어울려 춤도 추고 그들이 베푸는 사탕세례도 받으면서 야간버스의 고단함은 눈녹듯 사라졌다. 산크리스토발은 일정을 늘려도 좋을듯했다.
과테말라- 입국시 국경지대에서 팀원이 옥수수 3자루를 사와서 버스안에서 먹고 있는데 옥수수를 판 아줌마가 찾아와서 자기가 돈을 더 받았다고 돌려주는 광경을 보면서 감동으로 과테말라에 입국했다. 파나하첼에 있는 아티틀란호수는 체게바라가 혁명가의 꿈도 잊게 할 만큼 아름다운 호수라 했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알았다. 호수 주변에 들른 4곳 마을은 시간이 멈춘 듯 아름답기도 하고 물가도 저렴해 히피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하는데 어느 카페를 가도 아름답고 수공예시장에선 인디오들의 삶을 접할 수 있었고 성당은 그동안 봐왔던 유럽식의 성당과는 달리 원시신앙과 접속된 듯한 독특한 느낌이었다.
세묵참페이의 동굴투어 또한 잊을 수 없는 신기한 체험이었고 플로레스에서 걸어서 마을 한바퀴를 돌아보는 일 또한 느리게 보기, 느리게 살기를 실현해 볼수 있는 기회였다.
벨리즈-가기 전까지는 이 물가 비싼 나라를 왜 가는 거지? 라는 생각으로 갔는데 바닷물빛을 보는 순간 잘못된 생각이었다는걸 깨닫게 됐다. 스노클링을 처음 해봐서 제대로 하진 못했지만 아름답고 다양한 물빛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블루홀 경비행기투어는 멀미 때문에 고생을 하긴 했지만 후회하지 않을, 안했으면 억울할 뻔한 투어였다.
쿠바-비냘레스투어를 가는동안 차가 고장나 고치는 사이 땡볕에서 기다리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즐겁게 지냈고 그사이 민가에 들어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았고 산타클라라로 가는 길은 차고장으로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려 체게바라 기념관을 길게 보진 못했지만 기념관 입장료를 무료로 하고 관리가 특별한 것을 볼 때 쿠바인들의 체게바라 사랑을 볼 수도 있었다. 트리니닷에서는 자전거로 왕복 24km의 해변길을 땡볕에 혼자 달리면서 모처럼 여행의 자유로움과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바나에서는 매일 모히또를 마시고 저녁에는 랍스터를 먹었다. 미화 10달러정도에 해당하는 돈으로. 탱탱한 랍스터의 맛은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쿠바일정을 잘 마치고 아바나에서 칸쿤으로 오는 과정에서 여권소동이 벌어져 팀원 1명이 나중에 합류하는 소동이 벌어져 나쵸팀장님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칸쿤- 체첸잇사는 마야유적지로 잘 보존이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지화해서 옵션이 많은 덕분에 좀 실망스럽긴 했지만 체첸잇사만 보고 온다면 좀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슬라무헤레스도 강추하고 싶다. 특히 punta sur(남쪽언덕) 남쪽해변은 절벽으로 이루어진 절경과 마유유적 및 해상공원 및 칸쿤의 아름다운 물빛을 원없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결론적으로 중미여행은 소소하지만 그 속에 자연의 아름다움과 익스트림스포츠, 액티비티, 유적, 먹거리, 맛있는 커피, 사람이 고루 섞여진 아름다운 여행지라 느껴졌다.
그리고 다양한 팀원들의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무사히 돌아오는 것도 여행의 미션중 하나가 아닌가 한다. 25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해서 즐거운 여행이었다. 멕시코의 봄을 알린다는 보랏빛의 하카란다꽃과 함께한 봄의 중이여행은 매력적이었다.
개인적 소견
1. 멕시코시티와 산크리스토발의 일정은 좀 늘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멕시코시티는 볼거리가 많아 최소 일주일은 잡아야 할 것 같고 산크리스토발은 슬로우시티로 며칠 묵으면서 여행의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도시로 보인다.
2. 체첸잇사-투어 말고 버스타고 체첸잇사만 단독으로 다녀오는 것이 후회가 적을 듯...
3. 과테말라의 파카야화산 갈땐 새벽에 가시는 게 나을 듯. 시간 활용하기도 좋고 오후에 갔더니 안개가 자욱해 전혀 경치를 보지 못했음.
4. 과테말라의 티칼 유적도 새벽에 가는게 시간활용도면이나 더위도 피할 수 있어서 좋음
5. 쿠바의 아바나도 일주일은 해야 볼거리와 즐길거리 두루 해볼 수 있을 듯.
6. 하드캐리어는 수하물로 부칠 때 간혹 깨져 나오는 경우가 있으니 캐리어 선택시 주의하세요.
나쵸팀장님 다양한 캐릭터의 사람들 만나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장님 팀장님 수당 많이 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