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팀후기

  • 191차 11/14 중미 리얼 배낭 30일 후기입니다.
  • 2018-12-18 932조회작성자 : 191차 이경진
  • 리얼배낭이란 말에 꽂혀서 앞뒤도 겨루지않고 덜컥 결정해버린 이번 여행...

     

    처음 멕시코시티의 숙소에 도착한 후, 가이드 없이 제각기 볼거리를 찾아 다녀야하는 사실이 패키지 여행에 익숙한 저로서는 난감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어야하나...

    차츰 정신을 가다듬고 이미 남미를 다녀오신 여행고수님들의 행동을 눈여겨 보며  남편과 함께 눈치껏 길거리를 활보하기 시작했고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진정한 '리얼'의 의미를 촉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교통, 음식, 화폐,언어, 생김새...   모든 게 달랐지만  익숙하지 않을 뿐이었고 그 곳 사람들의 친절과 관심을 온 마음으로 받아 들이고자 하니 이어지지 않는 것들이 없었죠. 서투른 스페인어도 소통에 한몫을 하였는데,  그들의 실제 생활과 문화를 좀더 깊숙하게 이해하기에는 더 많은 연습으로 실력을 길러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어느 것 하나 기억에 남지 않을 것이 없지만, 티칼에서의 숨죽이며  해뜨기를 기다리던 그 순간이 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들뜨고 흥분하기 쉬운 여행길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온전히 자신과  찰라에 즉할 수 있었던 그 시간은 커다란 선물이었습니다. 

     

    세묵 참페이에서 옥빛 물 속에 몸을 담구었던 기억, 홀찬의 스노클링, 익낄세노떼와 앙콘해변에서의  수영...  드디어 카리브해에 몸을 적시다니 가히 놀라운 사건이었죠.

     

    중미 곳곳에 흩어진 아즈텍과 마야인들의 융성했던 옛 역사의 흔적을 일일이 찾아 확인하면서 그 후손들의 자존심을  보았고,

     

    안티구아에서는 지금도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푸에고, 파카야화산과 더불어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옛수도의 영광을 짐작 해보았습니다. 그 와중에 예상치 않게도 발목을 삐어서 아침마다 퉁퉁 부은 다리로 걸어다니곤 했지만 그 또한 그만하기를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죠.

     

    카리브바다 위로 아침 저녁 뜨고 지는 해를 카메라에 담아보려던 어줍잖은 시도도 제게는 기다림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특별한 경험으로 남습니다.

     

    함께 여행한 팀원들에게서 동료애와 배려를 배웠고, 어딜가나 웃음과 반가움으로 대해주는 현지의  사람들에게서는 세계는 하나라는 인류애와 일체감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 중 받아 둔 메일 주소로 사진과 함께 안부를 보냈고 그들의 답장을 읽으면서 멀지만 가까운 또 하나의 관계가 이어짐을 느낍니다.

     

    한달 만에 먼지가 쌓인 집안을 청소하고 기름 자르르한 이밥에 김치국을 먹는 것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간의 감동과 재미 그리고 약간의 불편함도 모두 즐거운 추억으로 남겠죠...

    팀장과 팀원들이 함께 한 31일, 소중하고 행복했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다시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인연을 기대해봅니다.